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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공복과 뇌의 관계 : 배고플 때 집중력, 진짜 좋아질까?

wani-universe 2025. 2. 16.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거나, 점심시간 직전에 중요한 업무를 하다가, 점심을 굶고 수업을 들었을 때, "배고픈데도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혹은 그 반대로, 배가 고프면 머리가 멍해지고, 손 발이 떨리거나,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험을 한 적도 있을 것이다.

배고픔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어떤 연구에서는 공복 상태가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배고픔이 뇌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배고플 때 집중력이 더 좋아질까, 아니면 방해가 될까?
이번 글에서는 공복 상태에서 뇌의 신경 활동 변화와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자.


배고플 때 집중력이 더 좋아진다는 주장 – 과학적 근거

배고픔이 집중력을 높인다는 주장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과거 인류가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시절, 배고픈 상태에서는 더 예민하게 주변을 탐색하고, 사냥이나 식량 채집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생존 메커니즘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는 집중력과 인지 기능이 일시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1. 공복 상태에서 집중력이 높아지는 생물학적 이유

요 소 설 명
그렐린(Ghrelin) 호르몬
증가
공복 상태에서 분비되는 그렐린은 뇌의 해마(Hippocampus)를 자극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시킴
아드레날린(Adrenaline)
분비 증가
공복 상태에서는 신체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분비,
집중력과 반응 속도 향상
뇌 신경세포 활성 증가 연구에 따르면, 단기간의 공복은 뇌의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을 증가시켜
학습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에서는 공복 상태에서의 그렐린 수치 증가가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했다. 그렐린이 증가하면 해마에서 새로운 시냅스가 형성되어,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단기적인 공복이 인지 능력을 높이고 학습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공복 상태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고플 때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 몸이 생존을 위해 최적화된 반응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2. 공복 상태에서 뇌의 신경 활동 변화 – 집중력과 연관성

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포도당(Glucose)이 필요하다.
뇌는 우리 몸 전체 에너지의 20% 이상을 사용하는 기관으로, 포도당이 부족해지면 정상적인 사고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단기적인 공복 상태에서는 뇌가 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스스로 보상 기제를 가동한다.

공복 상태에서 뇌의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다.

뇌 영역 공복 상태에서의 변화
해마(Hippocampus) 그렐린 호르몬의 작용으로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일시적으로 향상됨
전두엽(Prefrontal Cortex)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 능력이 유지되지만, 장기간 공복 시 기능 저하 가능성
시상하부(Hypothalamus) 배고픔을 조절하는 부위로, 공복 상태에서는 신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진은 공복 상태에서 뇌의 시상하부가 활발하게 작동하면서 신체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신호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즉, 짧은 시간 동안의 공복 상태는 오히려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으로 보는 공복과 뇌의 관계 : 배고플 때 집중력, 진짜 좋아질까?


 3. 배고프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 뇌 에너지가 부족할 때

반면, 장기간의 공복 상태가 지속되면 뇌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특히 혈당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뇌는 필수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신체 활동을 줄이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1)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공복 상태가 단기적으로는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시간 배고픔이 지속되면 뇌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오히려 집중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혈당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신체 에너지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혈당 저하(Hypoglycemia) – 뇌의 연료 부족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

    뇌는 신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관 중 하나로, 하루 동안 소비하는 총 에너지의 약 2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에너지의 주요 공급원은 포도당(Glucose)이다.

   식사를 하지 않으면 혈당 수치(Blood Glucose Level)가 점점 낮아지는데, 혈당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저혈당 (Hypoglycemia) 상태가 되면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이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집중력 저하 – 뇌가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논리적 사고, 문제 해결 능력, 기억력이 감소한다.
  • 의사결정 능력 둔화 – 저혈당 상태에서는 복잡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려워지고, 순간적인 판단 실수가 증가할 수 있다.
  • 인지 기능 저하 – 실험 결과, 저혈당 상태에서는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최대 3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은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낮아진 실험 참가자들이 평소보다 기억력 테스트 점수가 25% 낮게 나타났으며, 문제 해결 속도도 현저히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뇌가 포도당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집중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짧은 공복 상태에서는 집중력이 유지될 수 있지만, 장시간 배고픔이 지속되면 뇌의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인지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증가 – 공복이 불안과 피로를 유발하는 이유

   배고픔이 지속되면, 우리 몸은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원래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에너지를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장시간 공복으로 인해 코르티솔 수치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불안감 증가 –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불안감이 커진다.
  • 피로감 유발 – 장기간 배고픔이 지속되면 신체가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하면서 피로와 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 집중력 저하 –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논리적 사고보다 감정적인 반응이 우선되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이 감소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한 연구에서는 공복 상태가 6시간 이상 지속되면 코르티솔 수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실험 참가자들은 스트레스를 더 쉽게 느끼고, 집중력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즉, 공복 상태가 길어질수록 뇌가 스트레스를 받고 인지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 신체 피로 증가 – 배고픔이 지속되면 뇌도 지친다

  우리 몸은 음식을 섭취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분해하여 뇌와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그러나 배고픈 상태가 계속되면 신체는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기운 부족, 뇌 활동 저하, 혈압 저하 등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할 경우 신체 피로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뇌의 인지 기능이 20% 이상 저하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뇌가 신체 에너지 부족을 감지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배고픔과 집중력의 관계는 개인차가 있을까?

배고픔과 집중력 사이의 관계는 단기적 vs. 장기적 공복 상태, 개인의 대사 및 체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 단기적인 공복(3~5시간)은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 장기간 공복(6시간 이상)이 지속되면, 뇌의 에너지가 부족해져 혈당저하, 스트레스 증가, 신체 피로증가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 적절한 식습관과 영양 관리를 통해 배고픔과 집중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결국, 개인의 식습관과 생활 패턴에 따라 배고픔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당신은 배고플 때 더 집중이 잘 되는가? 아니면 방해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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