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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감 증후군(Depersonalization)의 뇌 과학적 원인

wani-universe 2025. 2. 26.

현실이 가짜처럼 느껴지는 심리 현상의 신경적 기초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혹은 주변의 모든 것들이 마치 꿈속의 풍경처럼 비현실적으로 다가온 적이 있는가?

이런 감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현실에서 분리된 존재처럼 느낀다.
이는 "비현실감 증후군(Depersonalization Disorder)"이라고 불리는 심리적·신경학적 현상이다.

비현실감 증후군은 그저 "기분이 이상한 상태"가 아니라, 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인지적·신경학적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는 왜 현실을 왜곡하는 것일까?
비현실감 증후군의 원인, 뇌 과학적 변화, 연구 사례, 그리고 극복 방법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보자.


1. 비현실감 증후군(Depersonalization)이란?

1) 비현실감 증후군의 정의

비현실감 증후군(Depersonalization Disorder, DP)은 자신의 존재나 주변 환경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심리적 장애이다.
이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심하면 지속적인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2) 주요 증상

증상 유형 설명
자아 상실
(Depersonalization)
자기 자신이 낯설게 느껴짐 (거울 속의 자신이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
현실 왜곡
(Derealization)
주변 환경이 마치 가짜처럼 보임 (꿈속에 있는 듯한 느낌)
감각 둔화 신체 감각이 줄어들거나 둔해짐 (촉각, 청각 등이 멀어진 듯한 느낌)
감정 단절 감정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흥이 없음

 

비현실감 증후군은 환자가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지만, 실제로 정신병(조현병 등)과는 다르다.
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지만, 그것이 진짜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이다.


2. 비현실감 증후군의 뇌 과학적 원인

비현실감 증후군(Depersonalization/Derealization Disorder, DPDR)은 뇌의 특정영역에서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심리적·신경학적 현상이다.
특히 강한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겪은 후, 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과 감각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보자


 1) 강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 편도체(Amygdala) 기능 저하

편도체는 뇌에서 감정, 특히 공포와 불안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위험하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신체는 즉각적인 반응(예: 심장 박동 증가, 긴장, 도망 반응 등)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으면 편도체가 과부하 상태에 빠지게 된다.

  • 트라우마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의 뇌에서는 편도체가 점차 둔감해지거나, 기능 저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이는 감정 반응을 무디게 만들고, 결국 현실이 마치 "감정이 없는 가짜 세계"처럼 느껴지는 원인이 된다.
  • 예를 들어, 전쟁을 겪은 군인이나 학대를 당한 사람들은 감정 반응이 둔화되면서 현실이 가짜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 즉, 강한 스트레스로 인해 편도체 기능이 저하되고, 감정 반응이 감소하면서 현실 감가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2) 전두엽의 과활성화 → 과도한 자기 분석 (나는 진짜일까?)

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논리적 사고, 자기 인식, 문제 해결 등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다.
이곳이 과활성화되면, 사람은 자신을 과하게 분석하고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비현실감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나는 지금 진짜 현실 속에 있는 걸까?", "내가 지금 존재하는 게 맞을까?" 와 같은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이는 전두엽이 감정을 차단한 채 논리적으로만 현실을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곳이 현실인가?"라고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 하지만 비현실감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내가 지금 존재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면서, 현실에 대한 의심을 멈추지 못한다고 한다.
  • 전두엽이 과활성화된 상태에서는 감정보다는 논리적인 분석이 우선되기 때문에, 현실이 마치 가짜처럼 느껴질 수 있다.
  • 즉, 전두엽이 과활성화 되면 현실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해석하게 되면서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3) 시상의 감각 전달 저하 → 신체 감각 둔화

시상(Thalamus)은 우리가 경험하는 감각 정보(촉각, 시각, 청각 등)를 처리하고, 이를 뇌의 다른 부분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즉,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촉감, 귀로 듣는 소리, 눈으로 보는 빛 등이 시상을 거쳐 뇌로 전달되는 것이다.

하지만 비현실감 증후군이 발생하면 시상의 감각 정보 전달 기능이 약화되거나, 차단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현실감 증후군(Depersonalization)의 뇌 과학적 원인

  • 촉각이 둔해지거나 몸이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음.
  •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함.
  • 눈으로 보는 모든 것들이 흐릿하거나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음.

이러한 감각의 둔화는 "내가 지금 현실에 있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을 더 강하게 만들면서 비현실감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 손을 꼬집어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현실이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 주변 소리가 이상하게 울리거나, 마치 꿈속에서 듣는 소리처럼 느껴진다면, 현실이 가짜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 즉, 시상 기능 저하로 감각 정보 전달이 약화되면서 촉각, 시각, 청각이 둔화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실감이 약화될 수 있다.

 4) 비현실감 증후군은 뇌의 방어 기제일까?

많은 연구자들은 비현실감 증후군이 뇌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생존 메커니즘이라고 해석한다.

 

  (1) 뇌의 보호 기제로서의 역할

  • 만약 사람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과 감각을 차단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 이는 마치 자동차 사고 순간에 "모든 소리가 차단되고, 현실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 즉, 현실과 거리를 둠으로써 정신적 충격을 줄이려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 기제가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현실에서 단절되는 느낌이 계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3. 비현실감 증후군의 연구 사례

비현실감 증후군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뇌과학 연구가 진행되었다.

 

 1) 연구 사례 1: fMRI를 활용한 뇌 활동 분석

    2016년, 런던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 London) 연구팀은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를 사용하여 비현실감 증후군 환자의 뇌 활동을 분석했다.

 

  >> 연구 결과

  • 편도체의 활동이 일반인보다 30% 감소 → 감정 반응이 둔화됨
  • 전두엽이 과활성화됨 → 현실을 분석적으로 해석하며 감정을 차단
  • 감각 정보 전달 감소 → 촉각, 시각 정보가 비정상적으로 처리됨

이 연구는 비현실감 증후군이 단순한 심리적 문제를 넘어, 실제 뇌의 신경학적 변화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4. 비현실감 증후군의 극복 방법 – 뇌를 다시 현실에 연결하는 법

비현실감 증후군은 뇌의 회복력이 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는 현상이다.
감각을 깨우는 방법, 호흡 조절, 인지행동치료(CBT) 등이 효과적이며, 이 증후군은 완전히 치료될 수도 있다.

 

 1) 비현실감 극복을 위한 3가지 방법

방법 설명
감각 자극법
(Grounding Techniques)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거나, 강한 냄새(레몬, 박하)를 맡아 감각을 깨운다.
심박수 조절(호흡 훈련) 복식호흡을 통해 과활성화된 전두엽을 안정시킨다.
인지 행동 치료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현실 왜곡을 바로잡고, 불안감과 집착을 줄이는 인지행동치료

 

특히 감각 자극법은 뇌의 감각 정보 처리를 활성화하여 현실과의 연결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비현실감 증후군은 정신적 착각이 아니라, 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이다.
편도체와 감각 처리 시스템이 변화하면서 자신과 현실이 단절된 듯한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비현실감 증후군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감각 자극, 호흡 조절,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뇌를 다시 정상적인 현실 인식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현실이 가짜처럼 느껴질 때, 중요한 것은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뇌를 다시 현실과 연결하는 것이다.


당신이 보고 있는 이 글도, 당신이 느끼는 공기와 촉감도 모두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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